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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0/09/14 | Eastbourne
  2. 2010/05/15 | Cambridge
  3. 2010/05/02 | Tate Britain (Gallery) (4)
  4. 2010/05/02 | Rye (2)
  5. 2010/04/10 | 4월 10일 런던 가두행진
  6. 2004/01/27 | 추억은 방울방울 5
  7. 2004/01/25 | 추억은 방울방울 4
  8. 2004/01/24 | 추억은 방울방울 3
  9. 2004/01/18 | 추억은 방울방울 2
  10. 2004/01/16 | 추억은 방울방울 1

Eastbourne

추억/영국 | 2010/09/14 17:07
Posted by 안녕

남해안 바닷가 "이스트본" 은 두 번 다녀왔다.

5월의 마지막 토요일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찬기운이 가득한 날이었다.
아침을 먹고 문득 바다가 보고 싶어서 무작정 기차를 타고 갔던 곳... 비오는 날의 바다라...
종착역인 이스트본에 도착하면서 기장아저씨는 "Welcome to beautiful sunshine Eastbourne" 이라고 해서 기찻간의 모두에게 잠깐의 웃음을 줬다.

한적한 바닷가를 옷깃을 여민 채 온몸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걸었던 기억.
운동화가 흠뻑 젖어서 차가운 발에 계속 몸을 떨었던 추위...
바람을 뚫고 올라간 마을 언덕에서 뿌연 안개를 헤치며 바라 본 마을 풍경과 쓸쓸한 바다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눈이 부시도록 밝은 어느 날, 나는 문득 그 바다가 궁금해져서 다시 길을 나섰다.


비바람이 불던 날의 흔적은 어느새 사라지고... 말끔하고 밝은 모습의 시원한 바다가 눈 앞에 펼쳐졌다...

서울에서도 그랬던 것 같다....
마음이 심하게 헝클어져 있거나... 울적한 기분이 들 때... 많은 사람들 속에서 웃고 있어도... 허전하고 외롭다고 느껴질 때...
나는 늘... 동물원 옆 미술관을 찾곤 했었는 데...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곳에 들러 보고 또 보는 그림들과... 시야가 넓은 호숫가 주위를 산책하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고.. 그저 바람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 되곤 했었는 데....

그런 곳을 하나 발견한 것 같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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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mbridge

추억/영국 | 2010/05/15 18:48
Posted by 안녕
그 곳은 어떤 곳일까... 이름높은 학교의 대학생들은 우리네와는 얼마나 다른 걸까...
옥스포드와 마찬가지로 도시 전체가 학교단지라는.. 그 곳이 나는 많이 궁금했었다..


해리포터 마법학교 같은... 건물이다... 이렇게 오래되고 높다란 천장에.. 고풍스런 곳에서 미래를 논하고 과학을 연구한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다. 
가장 재미난 것은.. 교수님이든 학생이든 모두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는 것.
칼리지가 도시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으니까.. 강의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뛰어 다니는 걸로는 부족하겠지...

보트를 타고 캠강을 유유히 흐르며 유명한 수학의 다리나, 한숨의 다리를 건너는 것 보다....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런 킹스칼리지를 보며 감탄을 하는 것 보다....

곳곳에 자전거를 주차해 둔.. 그네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아름다운 예배당 앞은.. 자전거 주차장이 되어 버렸고.. 연극이나 클럽 홍보물로 도배가 됐지만... 그마저도 멋스러웠다..

나도 이 학교의 학생이었다면... 약간의 부러움이 생겼다.. 고작 파킹된 자전거들을 보면서..


어떤 안내 책자에는.. 옥스포드와 캠브리지를 이렇게 비교하고 있다..

옥스포드는 '대학안에 도시가 있는' 반면에, 캠브리지는 '도시 속에 대학이 있다' 고...

둘 다 다녀왔지만... 난 그런 비교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옥스포드 보다 캠브리지에서의 산책이 더 평화로운 느낌이 들었다...


캠강의 지류인 작은 시내안에 고고한 백조 한마리 앉아 있다...

이젠 너무나 흔한 풍경이 되어 버린 자연과 
더불어 사는 도시지만 아직 나는 싫증이 나지 않는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는.. 사실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을꺼라는 생각이 든다.. 잠시 다녀가는 영국에서의 삶은.. 아주 간소하고 초라하기 이를데 없다.. 그런데도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한국에서의 삶보다.. 불편하지는 않다... 


무언가를 손에 쥐게 되는 순간부터... 인간은 '부족함' 을 배우는 게 아닐까..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영국에서는 드물게 젊은이들로 활기차던 도시도... 고요하게 가라앉는다...

킹스칼리지도 어느덧 어둠속으로 저물고 있다.... 내일의 태양이 뜨면 전날의 위엄이.. 다시 깨어날 것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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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Cambridge

Tate Britain (Gallery)

추억/영국 | 2010/05/02 22:44
Posted by 안녕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갤러리를 찾곤 했었는 데.. 정말 오랜만에 미술관을 찾았다.. 
런던 웨스트민스터 거리에 있는 테이트 갤러리는 1500 년대 이후의 영국 미술에 촛점을 맞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테이트 갤러리의 최고의 인상파 및 후기인상파 작품들은 대부분 내셔널 갤러리로 옮겨졌지만, 이 곳에도 주요 작품들이 남아 있다고 한다.

1897년에 설립된 테이트 갤러리는 풍경화가인 JMW 터너의 뛰어난 유산과, 19세기 말과 20세기의 세계적인 컬렉션으로 유명하며 초기 영국 미술 작품들도 폭넓게 소장하고 있다고 한다.  
런던에 있는 교회 오후 예배를 가야되서, 자세하게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전시실을 어슬렁 어슬렁 옮겨 다니다가.. 내가 좋아하는 그림을 만났다... 한참을 그림 앞에 서서 눈을 떼지 못했다..

George Frederic Watts 
Hope 1886
© Presented to Tate by artist in 1897
Oil on canvas
142.2x111.8cm

우리가 이 소망이 있는 것은 영혼의 닻 같아서 튼튼하고 견고하여 휘장 안에 들어 가나니 - 히브리서 6 : 19

이 그림의 제목은 "Hope", 희망.. 이다... 

여인으로 표현되는 '희망' 은 지금 눈을 가리운 채, 세계 위에 앉아 있다.. '리라' 를 손에 들고 연주하지만.. 실상 현은 모두 끊어지고 하나 밖에 남지 않았다... 음악을 연주하려는 '희망' 의 시도는 헛된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 작품의 제목은 희망 (Hope) 보다는, 절망 (Despair) 에 가까워보일 지경이다...

이렇게 그림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각에 대해 Watts 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희망이란 반드시 기대감을 나타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여기에서는 남겨진 현으로 연주할 수 있는 음악을.. 의미한다..."

이루지 못한 꿈을 꾸며 앞으로를 기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가진 부족한 것들로 무언가를 이뤄보려는 노력이.. 현실에서 더 절실한 것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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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갤러리

Rye

추억/영국 | 2010/05/02 10:10
Posted by 안녕
운전때문에 신경이 온통 날카로워진 채 긴장 속에 보낸 한 주 탓인지 도심을 떠나 자연 그대로인 곳을 보고 싶었다...
기차를 두 번 갈아타고 3 시간여를 간 그 곳은... 영국 남동쪽 끝 작은 마을... 중세의 모습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아주 오래된 마을.. Rye 라고 했다...

거리거리 걷는 곳마다 그대로 박물관이고 유적지 같은 마을이지만.. 나는 마을을 둘러 보는 것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숲길로 난 작은 길을 따라 지치도록 푸른 빛을 따라갔다... 머릿 속 작은 근심이나 복잡한 생각들을 모두 버리고, 모르는 길을 따라 끝까지 걸어 보고 싶었으니까...

미처 다 걷지 못하고 남겨둔 길과.. 마을 풍경은... 다음으로 미뤄둔다... 이번 달 말쯤... 짧은 도보여행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한다.


누군가 내게 권한 책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책을 사 둔 채 읽지도 않고 와 버렸다... 숲길 위 노부부가 다정히 걷고 있다. 
저 길.. 끝에는 어떤 풍경이 있을까... 길은 이내 다른 길로 이어져서 끝을 모르고 계속된다..
끝을 알지 못하는 길 위에... 내가 있다..

그러고 보니, 이 곳에서는 산을 본 기억이 없다.. 서울에서는 사방 어느 곳을 보아도 나즈막한 산이라도 흔히 볼 수 있어서 몰랐는 데, 이곳은 작은 언덕이 아니면 넓은 평원이다... 먼 곳 까지 시야가 넓어져서 좋긴 하지만... 기차를 타고 가는 풍경에.. 굽이굽이 산길이 펼쳐져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북쪽 스코틀랜드 지방으로 갈 때는.. 한 번 기대해 봐도 좋겠지..


흠.. 잠시 딴 얘기..

위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첫 번째 사진은 아이폰으로 찍어서 아이폰 무료 어플 중 모바일 포토샵 (PS Mobile) 을 이용해서 보정한 것이고,
아래 사진은 구글폰으로 찍어서 티스토리 간단 편집을 이용해서 보정한 뒤 올린 것이다..

흠.. 구글폰에서는 아직 PS Mobile 같은 어플을 다운받지 않아서 이렇게 해 본 건데.. 둘 다 괜찮은 것 같다..
개인적으로 폰기능 자체 사진이 찍히는 정도만 비교했을 때는.. 아직 잘 모르겠다... 
폰으로 보는 것보다 PC 에서 봤을 때 구글폰에서 찍은 건 사진 색상이 흐린데 비해 아이폰은 진한 편이라서... 흠.. 사진에 대해서 잘 몰라서 뭐라 말하기가 어렵네... 좀 더 많이 찍어봐야 알 것 같다..


양, 염소, 말 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시골길 한 쪽에 소 떼들이 무리지어 풀을 뜯다, 지나가는 나를 쳐다본다.. 한국과 다르게 무섭게 생긴 소 떼들에 겁을 먹고 따라오지는 않는 지 걱정이 되어 연신 뒤를 쳐다보며 걸음을 재촉했다... 나와 목장 사이 나즈막한 철망 울타리 밖에 없다... 


쉬지 않고 4 시간을 걸었더니... 오른 쪽 발목이 말썽이다.. 

언제부터인가, 조금 많이 걷거나 무거운 짐을 지고 있을 때면 오른 쪽 발목이 금방 피로해지고 아파진다.. 한국가면 한 번 검사를 받아야 될 것 같다...

영국은 새들의 낙원인 것 같다. 기찻길이며 마을이며 자동차들이며 온통 새들의 배설물로 가득하다.. 렌트한 지 얼마 안된 내 차 유리창에도 누가 실례를 하고 지나갔으니까.... -ㅅ-

사람들이 모여 있어도... 고고한 새 한 마리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여긴 원래 자기네들의 보금자리라고 시위를 하듯, 우리를 손님 취급한다...

자연과 어울려 함께 살아가는... 작은 마을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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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Rye

4월 10일 런던 가두행진

추억/영국 | 2010/04/10 21:59
Posted by 안녕
토요일, 햇볕이 좋아 공원에서 산책이나 하면서 책을 읽으려는 생각에 집을 나섰다.
오랜만에 가벼운 옷차림, 청바지에 까만색 폴라티만 입고 느긋한 걸음으로 찾은 런던에서는, 조용한 시위를 하고 있었다.
워털루 역을 지나 두리번 거리며 걷던 내 시야에 큰 소리 없이 푯말을 든 채 조용히 도로를 걷던 행렬이 눈에 띄었다.
공원을 가려던 계획은 잊은 채 트라팔가 광장까지 나도 침묵으로 그들을 따라갔다.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연령도 푯말의 내용도 가지각색이었다. 
두 손을 꼭 잡고 걸으시던 노부부에게도, 여고생이나 많아야 여대생으로밖에 보이지 않던 아가씨들도, 제각기 다른 사연들.
"사회운동가" 라고 칭하기엔 너무 어린 학생들까지도, 세상에 관심을 갖고 자신이 믿는 가치와 신념을 들고 거리로 나온다. 사회 문제란 늘 양면적이어서 어떤 이들에게는 이들의 믿음이 "이기적인 주장" 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나는, 이들의 목소리가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울려 퍼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직, 영국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로서는, 정확한 의미를 알 수는 없지만, 더불어 사는 이세상을 위해 부당하거나 불의한 제도에 고개 숙이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어쩌면 나 자신에게 다짐하듯 하는 말일지도 모르지만....


트라팔가 광장.. 푸른 빛의 하늘 아래 굳건한 기상으로 넬슨 제독의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1805 년 나폴레옹과 벌인 트라팔가 전투에서 영국 해군을 승리로 이끌고 전사한 넬슨 제독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한다.

넬슨 제독에 대한 글을 찾아 보다가 문득 그의 삶과 철학이 궁금해졌다. 다음 주말에는 근처 도서관에 다녀와야겠다. 누군가, '아는 만큼 보인다' 라고 했던가... 지금의 사회현상과 국민성은 오랜세월 쌓여온 문화유산과 역사적 사건들의 결과일꺼라는 생각이 든다.

넬슨 제독의 명언 중 하나
영국은 모든 국민들이 자신의 의무를 다할 것을 기대한다.
지금 광장을 가로 지르는 이들의 주장도 제독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이유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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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런던

추억은 방울방울 5

추억/캐나다 | 2004/01/27 14:59
Posted by 안녕

2001년 10월 3일 수요일 Jasper -> Vancouver

재스퍼에 남고 싶은 내 소망은.. 함께 가자는 친구 한마디에 무너지고 말았다.. 

로키가 잠깨는 모습도 지켜보지 못하게 됐다. 친구가 원망스럽지만.. 무거운 짐을 앞뒤로 메고.. 혼자.. 벤쿠버에서 숙소 구하러 돌아다닐 친구생각을 하니.. 억지를 부리지도 못하겠다. 언제 다시 올 날이 있을까.. 이렇게 아쉬운 맘을 안고.. 발길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 괜히 속상한 마음이 섞여서.. 혼자.. 밤거리를 돌아다녔다.. 두터운 재킷.. 사이사이.. 차가운 산바람이 들어오지만.. 이대로.. 얼어도.. 좋겠다.. 

재스퍼의 밤거리는 참 예쁘다.. 

자동카메라로 찍는거라 제대로 나올 리 없다는 거 알면서도.. 달빛 아래.. 올망졸망 작은 산골마을을.. 잊고 싶지 않다.. 새벽 1시 15분.. 에드먼튼에서 출발한 버스가 도착했다.. 이렇게.. 로키와는 이별이구나.. 벤쿠버에는.. 정오.. 12시 40분 경에 도착할 예정이란다.. 버스를 타는게 경제적으로 좋기는 하지만.. 지루하기는 하다.. 물론 시간마다.. 정류장에 잠시 머물기는 해도.. 속이 좁은 나는.. 재스퍼를 떠나온 게 속상해서.. 내내.. 말도 않고.. 뾰루퉁해 있었다.. 아무리.. 벤쿠버가.. 산과 바다가 함께 있는.. 아름다운 곳이라 해도.. '도시'임엔 틀림이 없으니까..


정오를 넘겨 도착한 벤쿠버 역은.. 떠나올때와 다르지 않다.. 
역에 널려 있는 안내지와 정보지를 보면서.. 친구는 최대한 싼 곳에서 지내자고 한다.. 밴프에서는.. 일박에.. 23달러였고.. 레이크루이즈에서는 26달러였지.. 난.. 그 정도면 무난한 거라 생각하는데.. 친구는..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 그렇게 비싸게 준 적 없다고 한다.. 
싸구려 광고지에.. 2인실 1박에 35달러라고 씌어 있는걸 찾았다.. 
그럼 각자.. 17.5 달러를 내는 셈이니까.. 싸긴 무지싸다.. 하지만.. 괜찮을까.. 
역이 있는 곳은 Main St. 이다.. 그곳도 역근처니까.. Main St. 에 있는 셈이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벤쿠버에서.. 위험한 거리에 속하는 곳이 세 군데인데.. 한 군데는 먼 곳이라 상관없고.. 나머지 둘 중에 한곳이 Main St. 이란다.. 또 한군데는.. 제일 문제 많은.. Hastings St. 이고.. 길을 잘못들어서.. 우리는 이곳을 밤에도 걸어다녔다.. -.-;; 진짜.. 무서운 곳이다..-.-;; 낮이고 밤이고 이곳을 지나면.. 담배처럼 피우는 마약냄새가 진동을 한다.. 낮에 이곳저곳 다니면서.. 길을 몰라.. 몇번씩 지나다니면서.. 그냥 담배냄새가 심하다 싶었는데 알고 보니까.. 마약이었다.. -.-;; 오기 전날.. 물건을 사러 이리저리 헤매다 들어 갔을 때는... 경찰차가 왔다갔다.. 오토바이 족들 천지에다.. 눈이 풀린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곳.. 아름다운 벤쿠버의 뒷골목은.. 그랬다.. 

어쨌든.. 우리가 찾아간.. 곳 역시.. 만만치 않았다.. Backpakers Hostel 이라고 되어 있는 간판 역시.. 작고 낡은 모양이었는데.. 침실이라고 들어간 곳은.. 꼭 귀신 나올 것 같았다.. 가뜩이나.. 기분이 엉망이었는데.. 숙소까지 이 모양이라니.. 도저히.. 웃음도.. 말도 나오지 않는데.. 친구는..

이 가격에 이만하면 훌륭하지... 

란다... 한 층에 하나밖에 없는 샤워실은.. 화장실 한쪽에 천으로 막아둔데다.. 수돗물 .. 조절도 잘 안된다.. 난 정말이지... 당장 짐싸들고 재스퍼로 가고 싶다.. 그냥 남을 걸 하는 후회때문에..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 다운타운을 한바퀴 도는것도.. 건성으로.. 다리를 건너 그랜빌섬까지 가는 길도.. 즐겁지가 않았다.. 다행히.. 그랜빌섬에서 찾은.. 작은 공원에서.. 햇볕을 받으며.. 바다를 보면서.. 앉아 쉬던 때라도 있었으니.. 

나도 참 못됐다.. 친구라고.. 유쾌할 리 없을텐데.. 어떻게든.. 여행경비를 줄여보려는 것인데.. 어차피.. 우린 숙소에서 잠만 자면 되는 건데.. 그래도.. 로키에선 잊고 있었던.. 집생각이 간절한 건 어쩔수 없다.. 벤쿠버가.. 내겐.. 결코 아름다운 도시로만 기억되지는 않을 것 같다.. 

다운타운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유명하다고 이름난.. 벤쿠버 도서관에 들어갔다.. 
크기도 크고.. 구조 형태가 참 특이하다.. 우리는 헤어져서 각자 보고 싶은거 보다가 폐장시간에 맞춰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다.. 도서관에 우리같은 이방인도 마음대로 출입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한층한층 뭐가 있나 보다가.. 나는 2층 창가 옆 의자에 앉았다.. 
보고싶은 책이야.. 많지만.. 하루종일 몸과 마음이 지쳐서 그냥 쉬고 싶었으니까.. 

창가를 따라.. 작은 탁자와.. 의자가.. 놓여 있다.. 
곳곳에 책을 읽는 사람들..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내가 앉은 의자 근처 큰 탁자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남자애와.. 서양 여자애가... 머리를 맞대고 공부를 한다.. 숙제 하나? 창밖을 보다.. 스르르 잠이 들었나 보다.. 누군가 잠을 깨운다.. 도서관 사서인가.. 왠.. 노랑머리 아줌마 둘이 웃으면서.. 집에 가서 자라고 한다.. -.-;; 공부하고 있던 두 남녀도.. 나를 보며 웃는다.. 

피.. 도서관에서 조금 졸았기로.. 그렇게 우습나... 

생각해보니 30분은 족히 넘은 것 같다.. 그래도.. 잠깐의 잠때문에..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 역시 잠이 보약이라니까.. ^^* 도서관 옆.. 스타벅스에서 맛있는 코코아를 마시고 숙소까지 걸어왔다.. 신기하게도.. 저녁 9시면.. 서울 거리는.. 사람도 많고.. 상점 불빛이 가득한데.. 이곳은 일찍 일찍 문닫고 집에 가나보다.. 거리엔.. 고양이 한마리 없이 조용하다.. 

숙소로 오는 길.. 다리위에서 바라본 벤쿠버는.. 어느 도시에서나 그렇듯.. 불빛만이 보인다.. 도시의 야경은 아름답다는 친구 말에.. 나는.. " 그래도 인위적이잖아.. ".. 아직 난.. 로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나보다..

추억은 방울방울 4

추억/캐나다 | 2004/01/25 15:00
Posted by 안녕

2001년 10월 2일 화요일 Rocky Mt.


새벽 찬기운에 몸서리를 치다.. 채 날이 밝기도 전에 잠이 깼다.. 
203호.. 이층침대 2개인 숙소엔.. 친구와 나 둘 뿐이다. 각각 침대 하나씩 차지하고.. 늦게까지.. 무언가 얘기를 했었지.. 낮에 사 둔.. 포도주를.. 나는 한 모금 마시고는 이내.. 고개를 돌렸다.. 쓰기만한 술 맛이.. 뭐가 좋다고 마시는 건지.. 친구는.. 포도주를 병째.. 나발을 분 적은 처음이라.. 했고.. 약간의 취기에 힘입어서인지.. 잘 드러내지 않던.. 속내를.. 풀어 놓았다.. 주책맞은 나는.. 열심히 듣다.. 이내 졸음에 겨워 잠이 들어 버렸었지.. -.-;; 이런.. 
머리맡.. 스탠드 불빛 아래.. 조용히.. 성경책을 읽고.. 엽서를 2장 쓰고.. 밴프와 레이크루이즈가 담긴 엽서를.. 나는.. 친구가 늘 내게 했듯이.. 그렇게 흉내를 내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절제된 언어.. 그게 "엽서" 가 지니는.. 신비함이라고 나는 늘 생각했으니까.. 
오전 11시에 체크아웃을 했지만.. 짐은 잠시 맡겨두기로 했다.. 재스퍼로 가는 버스가 오후 4시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레이하운드는 재스퍼까지 가는 버스가 없지만.. 우리가 가진 버스쿠폰으로 Brewster 관광버스를 탈 수 있다고 한다.. 매일 오전, 오후 2대가 운행을 하고 오전 버스는 8시간 투어긴 하지만 그건 할인혜택밖에 없고.. 4시간이 걸리는 오후 버스를.. 우리는 공짜로 탈 수 있어서.. 오후 버스를 타기로 한거다.. 사실.. 난 돈을 더 내고서라도... 로키산맥을 굽이굽이 가보고 싶긴 하지만 말이다..

16Km 떨어진 곳에 Morain Lake 가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그냥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도 알 수 없는..

길이의 강물이.. 

조용히.. 

지나간다.. 

신발과 옷이 젖더라도.. 

건너봤어야 하는데.. 

차마 그런 용기는 내지 못한 채..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물빛을.. 

그저.. 사진에 담을 뿐이다.. 

이곳의 가을은 참 예쁠꺼라는 

생각을 하면서.. 





Market 에서 라면 비슷한거랑.. 그게.. 우리 것보다 크기가 훨씬 작다.. 옥수수통조림.. 바나나.. 요플레.. 등등을 사서.. 호스텔로 돌아왔다. 호스텔.. 널찍한 식당엔.. 취사도구가 가득하다.. 누구나..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고.. 자신이 사용한 그릇은 깨끗이 닦아 두기만 하면 된다. 점심을 먹기 위해 간 식당은.. 청소를 막 끝낸 듯.. 나무 식탁 위에.. 기다란 나무 의자가 올려져 있다.. 

식탁 하나만 정리를 하고 둘이는.. 물을 끓여.. 라면을 삶고.. 커피를 준비하고.. ^^ 

처음에 나는 피망같이 생긴 빨간 것이 뭔지를 몰라서.. 슈퍼에서 물어 보기까지 했다.. 그게.. 글쎄 "사과" 란다.. 물론.. 낯익은 모양.. 둥그런 사과도 있지만.. 정말.. 피망같이 생겼다.. ^^ 난 그 모양이 신기해서.. 많이 사다 먹었다.. 점심을 먹는데.. 두 명이 더 들어 온다.. 금발의 단발머리 청년과.. 또 한명은... 헉 -.-;; 3 0 3 호.. 그사람이잖아.. 그 사람한테 관심이 있었던 나는.. 괜히 얌전떨며 앉아서..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였다.. 말이.. 참 없구나.. -.-;; 그가 금발머리 친구에게 내 얘기를 한다.. pretty 란다.. *^^* 하하.. 나는 꼭.. 열일곱살 소녀처럼.. 콩닥콩닥하는 가슴만 지닌 채.. 쳐다보지도 못했다.. 바보.. 뭐 한국도 아닌데.. 뻔뻔하게 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물었어야지.. 아니면.. 이름이라도.. 식당을 나서면... 이제 영영 이별인데.. 친구가 먼저 나서고.. 

겉옷을 입는다.. 가방을 맨다..면서.. 쓸데없이 시간을 끌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를.. 그가 바라본다.. 같은 깊이로 쳐다보다.. 나는.. 웃으며.. 

Bye~~

.. 길위에서 만난 사람은.. 길을 떠나면.. 잊어야 하는 법.. (무슨.. 그런 쓸데없는 소리..-.-;;) 레이크 루이즈는.. 내겐 꿈같은 곳이다.. 

버스 승객은.. 열명도 채 안된다.. 우리는.. 맨 앞자리에 앉아.. 커다란 유리창으로.. 로키를 보았다. 여기다 처음 길을 닦은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산아래는.. 나무들이 많지만.. 정상으로 이어진 곳은.. 바위로 가득하다. 그래서 Rocky 인 걸까.. 푸른 나뭇잎들 사이로.. 설익은 가을이 내려앉았다.. 크레파스에 그런 색이 있지.. 연두색.. 그 이름이 어떻게 지어진 건지는 모르지만.. 정말.. 그런 색이.. 사이사이 보이는 걸로 봐서.. 곧 있으면.. 노란 단풍 물결이.. 이 길을 메우겠구나 싶다.. 옆칸에 앉은.. 아주머니는.. 쉴새없이 사진을 찍는다.. 유리창 너머 풍경이.. 제대로 나올까.. 라는 의심을 하면서.. 나도 몇 장을 찍다.. 곧 그만뒀다.. 나는.. 형용할 수 없는.. 그 웅장한 자연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참.. 바보다.. 나는.. 4시간 동안.. 내내 산과 나무와.. 호수의.. 풍경에.. 그저 감격할 수밖에.. 친구는.. 

이렇게 좋은 걸 봤으니까.. 죽어도 한이 없겠다..

라고 한다.. 나는.. 가만히.. 

하나님.. 하나님.. 지으신 세상은.. 참 아름다와요.. 

이렇게 멀리 나와서야.. 깨닫는.. 진리.. 나무 한그루.. 풀한포기도.. 입히시고.. 작은 새 한마리도 먹이신다고 하신.. 성경구절이 생각나서.. 또 울음이 났다.. 평생.. 죽을때까지.. 잊혀지지 않을.. 기억이다.. 

길 위를.. 여우 한마리.. 여유를 부리며.. 건넌다.. Rocky 의 주인된 모습으로.. 그래.. 우리는.. 그저 지나가는 "객"일 뿐이니까..  

8시를 조금 넘겨.. 재스퍼 역에 도착했다.. 허허벌판.. 산에 둘러싸인 작은 마을 재스퍼는... 정말 "관광지" 구나 싶다.. 예쁘지만.. 인위적인 마을.. 그랬다.. 친구는 10일짜리 버스쿠폰이 이제 다 끝난다면서.. 재스퍼에서 묵을 생각이 없다고 한다.. 에드먼튼에서 출발하는 그레이하운드가.. 새벽 1시 반에.. 재스퍼역에 도착한다고.. 인터넷에서 알아왔는데.. 버스역이 문을 닫아서.. 버스쿠폰을 벤쿠버행 표로 바꿀 수가 없다.. 친구는 이곳저곳 물어보고 전화하고 해서 겨우.. 그시간 차가 확실히 있다는 거를 확인한다.. 나는.. 벤쿠버에 돌아갈 생각이 없다.. 도시가 지겨워서 떠난 난데.. 첫날.. 벤쿠버에서 받은 인상은.. 별로 감동적이지 않은 탓도 있고.. 이곳.. 로키에서.. 하루를 더 보내고도 싶고.. 한줄로 이어진 집들은.. 대부분이 민박을 한다.. 여행객이 뜸한 철이어서인지.. 거의가 .. Vacancy 라고 붙어 있고.. 그래.. 재스퍼에서 민박을 하는 거야.. 친구는 먼저 보내지 뭐.. 

어둠이 일찍 내리는 산골마을.. 친구는.. 피자가게에 앉아 있고.. 나는.. 어둠속.. 살짝 불빛만이 깜빡이는.. 마을을 향해.. 셔터를 누른다.. 이 거리에 앉아..잠을 깨는.. 로키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추억은 방울방울 3

추억/캐나다 | 2004/01/24 15:01
Posted by 안녕

2001년 10월 1일 월요일 Lake Louise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짐을 꾸렸다.. 

밴프에서의 하루일정을 마치고 아침 9시에 출발하는 장거리버스를 타기 위해.. 우리는 전날 사 둔.. 사과를 집어 먹고.. 산을 내려왔다.. 1시간 반 거리의 레이크 루이즈가 우리의 다음 이동장소였으니까... 레이크 루이즈에 대해서는 가이드 책마다..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절경 중 하나라며... 극찬이 되어 있어서.. 기대와 흥분을 가지고 버스에 올랐다.. 레이크 루이즈... 친구가 잠시 안내소를 찾아 나선 동안.. 짐을 지키며.. 서 있는데 누군가.. "한국인이세요?".. 어떤 여자애가 말을 걸었다. 사진을 전공한다며.. 휴학하고 온 지.. 거의 6개월이 된다고 했다. 사진전공이어서인지.. 커다랗고 값비싸 보이는 카메라를 메고 있었다. 그 사진기로 찍으면.. 분명.. 예술작품이 나오겠지.. 하긴.. 눈을 들어 보는 곳곳이 .. 그대로 예술인 곳이다.. 여기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왔다면서.. 면접을 보러.. 에드먼튼에서 잠시 온거라고 했고.. 저녁에.. 잠깐 차라도 한 잔 하기로 하고.. 우리는.. 레이크루이즈 유스호스텔을 찾아갔다.. 체크인은 3시 이후라고 해서 짐을 맡겨두고 나왔는데.. 안타깝게도.. 산 정상까지의 곤돌라는 그 전날로 끝나버렸고.. 산으로 이어지는 트레일은.. 몽땅 막아놨다고 한다.. 

그 놈의 "곰" 때문에.. 곰이.. 자주 나타난 때문이라나.. 

버스로 내린 그 곳이.. 사람들 말로는.. Village 라는데.. 기념품 가게와 빵집. 조금 큰 슈퍼마켓. 그 외 몇채의 가게들이 모여 있는 정도였다.. 이게.. Village 에다.. Mall 이라니... -.-;; 그곳에서 호수까지는.. 약 4Km 정도 떨어져 있다고 해서.. 우리는.. 당연히.. 걷기로 했다.. 숲길..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걸으면.. 쉬웠을 길을.. 길이 막힌 바람에.. 찻길을 따라.. 힘겹게 걸어야만 했지만..

Lake Louise


레이크 루이즈..
왜.. 루이즈 레이크가 아니라 레이크라는 말을 앞에 썼을까.. 라는.. 사소한 궁금증을 지닌 채.. 얼음처럼 차가와 보이는.. 호수..앞에 나는 섰다.. 호수 건너 보이는 산은.. 그다지 높아 보이지도 않는데.. 얼음으로 덮여 있다.. 단체관광 두 팀이 보인다.. 한국팀.. 일본팀..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손에 손잡고 산책을 다닌다. 난.. 언제나.. 여행이란.. 혼자 다니는 편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마음맞는 친구라면.. 한 명.. 함께 동행해도 괜찮다.. 지금처럼.. 

호숫가 옆에 보트를 타는 선착장이 있다.. 둘이 앞뒤로 타서 노 하나씩 저어 가는.. 그런 보트다.. 나는 힘들어서 쉬겠다는 친구에게 떼를 써서 겨우 보트를 탈 수 있었다.. 호수빛깔은.. 시간과.. 날씨에 따라 달라 보인다고 한다.. 이게 무슨 빛이지..? 옥빛이라고 하기엔 너무 선명하고 맑다.. 그렇다고.. 흔한 물빛도 아니고.. 에메랄드..? 난.. 참.. 에메랄드 보석을 본 적도 없으면서.. 괜시리.. 설명하기 힘든 그 빛깔에.. 이름을 붙인다.. 그저.. 아름답다는 말로는.. 모자란.. 내 짧은 언어를.. 원망하며.. 

한시간.. 

호수위에서.. 유유히.. 보냈다. 다행히.. 산 중턱으로 오르는 trail 을 하나 발견했다. 그 길 따라 걸으면.. Mirror Lake 가 있고.. 중턱에는.. Angel Lake 와.. 가볍게 차 한 잔 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했다. 전날.. 밴프에서 그렇게나 많이 걸었는데도.. 산을 오르는 건 참 좋다.. 시간을 정해놓고.. 힘들여 오르는 게 아니라.. 이리저리 둘러보면서.. 나무 냄새.. 산냄새.. 맡는다는 게 좋으니까..

Mirror Lake


나는.. 늘 바다보다는.. 산이 좋았다. 仁者樂山 .. 智者樂水 라 했던가. 난.. 산처럼.. 듬직하니.. 변함없는.. 사람이고 싶다.. 말을 타고 오르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인지... 산길 곳곳마다.. 말X (^^;;) 이 가득하다.. 비켜 다니느라.. 무지 힘들었지만.. 그것들이.. 그대로 거름이 되어.. 풀과.. 나무들의.. 고마운 양분이 되겠지.. 한 시간쯤 걸었을까.. Mirror Lake 라는 푯말을 따라 가 본 곳은.. 생각과는 달리.. 작은 웅덩이 같은 곳이었다.. 주변이.. 단단하지 않은.. 젖은 흙들로 가득하고.. 처음엔.. 실망했는데.. 가까이서.. 한참을 보고 있으려니.. 왜 Mirror Lake 인지 알 것도 같다.. 물이.. 너무 맑아서.. 호수주변.. 시퍼런 나뭇잎이.. 그대로 투영되어.. 진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참 신기하다.. 어디서 더 흘러 올 곳도 없고.. 흘러 갈 곳도 없어 보이는.. 정지된 듯한.. 작은.. 웅덩이가.. 이렇게나.. 맑을 수 있을까.. 산을 좀 더 오르는데.. 빗방울이 떨어진다.. 조금만 힘을 내면.. Tea House 가 있다고 하니.. 거기서.. 따뜻한 차 한 잔 마시면서 몸을 녹이리라는 희망에.. 걸음을.. 재촉한다. 

저편.. 산등성이는.. 참 멀리까지도 이어졌다.. 산 정상부터.. 아래까지 기다란.. 오솔길이 나 있길래.. 무얼까 했는데.. 친구말이.. 슬로프라고 한다.. 와.. 스키 매니어가 본다면.. 정말 좋아하겠다.. ^^ 나야.. 무서워서 절대 내려오지 못하겠지만 말이다..

Tea House 앞에 Angel Lake 가 있었다.. 천사가 내리는 호수.. 이유야 알 수 없지만.. 호수가 이상하리만치 반짝였다.. 실제 눈으로 직접 마주했을 때의.. 투명함.. 그 빛나던 물빛이.. 어쩌면 정말 천사가 내려와.. 잠시 쉬었다 갈 법도 한 곳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쉽게도 우리가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Tea House 는 영업을 끝내고 설겆이를 해야 된다며.. '차'는 끓일 수 없다고 한다.. 레모네이드와 쿠키가 있다고 했지만.. 그냥.. 조용히 지붕아래 앉아.. 비를 구경하다 내려왔다.. 우산하나 있었지만.. 둘이 겨우.. 머리만 가린 채.. 날듯이 산을 내려와.. 택시를 집어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Angel Lake


오전에 예약했기 때문에 간단히 체크인을 하고.. 방열쇠를 받았다 

3 0 3 호


유스호스텔에는.. 남자숙소.. 여자숙소.. 남녀공용.. 이렇게 구분된다.. 남녀공용은.. 아마도.. 친구들끼리 놀러 온 경우에 사용하는 것이겠지.. 아니면.. 운나쁘게 방이 그것밖에 없는 경우라든지.. 우리는.. 비성수기철에 온 거라.. 바로 체크인이 가능했지만.. 원래 이곳은.. 성수기에 오려면.. 거의 일년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유스호스텔이라지만.. 여느 호텔 못지 않는 분위기와.. 편안함이 있는 곳이라.. 그럴 법도 하다.. 

친구가 먼저 방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다시 나오는 것이다.. 


".. 남자가 있어.. " 


그럴리가.. 안을 보지 못한 나는.. 아마.. 남자 같이 생긴 여잔가 보다고 했다.. 친구는.. 아무래도 이상하다며.. 나더러 들어갔다 오라고 해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들어갔다.. 이층 침대가 둘 있는.. 4인실.. 아주 깔끔하고 환하다는.. 생각을 하는데... 문과 마주하는 침대.. 위층에... 정말 남자가 있었다.. 그것도.. 웃통은 벗은 채.. -.-;; 까만 머리.. 까만 눈의 외국인의 분위기가..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아서 였을까.. 꼭 동화 속.. 왕자님 같아 보인다.. 무릉도원을 거닐다 온 탓일지 모르겠다.. 

"Isn't this a female dormitory?" 

"female ?.. uh... female and male... " 

"oh.......-.-a I'm sorry" 


그게 전부다.. 알고 보니까.. 우리가 열쇠를 잘못 받은 거였다.. 우리는 2 0 3 호.. 

하루종일.. 꿈 속을 헤맨 것만 같다.

추억은 방울방울 2

추억/캐나다 | 2004/01/18 15:02
Posted by 안녕

2001년 9월 30일 일요일 Banff 

아침 8시 45분.. 드디어 밴프에 도착했다.

장거리버스 depot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리운 친구가.. 웃고 있다.. 정말 얼마만에 보는 건지.. 친구의 일정은.. 사실 전날 캘거리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아침에 나보다 조금 늦게 밴프에 도착하기로 한건데, 캘거리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나보다.. 별로 볼게 없었다며.. 밴프로 바로 와버렸다고 한다.. 오랜만에 머리를 감고 샤워를 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나를 마중나왔다고 하니.. 감개무량할 따름이다..
친구는.. 토론토에서 출발해서 몬트리올->퀘벡->오타와->위니펙->리자이나->캘거리 를 거쳐 밴프에 도착한 것이고.. 이후의 일정은 함께 세우기로 했으니까.. 어쨌든.. 대합실 의자에 앉아 잠시 수다를 떠는 사이.. 버스에 두고 온.. "그" 는.. 잊어버렸다.. -.-;; 인연이 닿으면.. 언젠가 다시 만나겠지.. 

밴프는..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시골 마을이다.

그런데도.. 신기한 건.. 아니 밴프 뿐이 아니라 어디서나.. 공중 화장실에.. 뜨거운 물이 펑펑 나온다는 것.. 참 부러운 나라다. 친구말로는.. 그 물 그냥 마셔도 된다고 한다.. -.-;; 뭐 실제로 마셔 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될 듯하다.. 짐을 풀기 위해.. 밴프 유스호스텔로 갔다. 산으로 한참을 헉헉대고 올라가야 있다고 하는 말에.. 괜히 신이 났다.. 난 아무래도 촌사람인가부다.. 도시에선 불편하던 걸음이.. 시골길을 걸으려니.. 불끈불끈 힘이 나는 걸 보면 말이다.. 아무리 시골이라 해도.. 관광지여서인지.. 참 깨끗하고.. 불편한 것 없이.. 있는 걸 보면.. 산골마을이라 해서는 안되는지도 모르지만..

6인실..

이층 침대에 친구는 아래, 나는 위침대를 쓰기로 하고.. 비행기에 버스타느라 꽤좨좨한 모습에 고양이 세수만 살짝 하고 마을로 내려왔다.. 오늘은 일요일.. 아무리 여행중이라 해도.. 예배는 드려야 하니까.. ^^
다행히 금새 교회(장로교)를 찾을 수 있었고.. 엄숙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다.. 물론 나야 설교말씀이 뭔지도 모른 채.. 들었지만.. 기도를 드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속에.. 내가 있을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고..
점심을 먹고.. 몇 개의 trail 중 하나를 따라 걷기로 했다.. 정상 비슷하게라도 오르려면 왕복.. 4~5시간은 족히 걸릴 듯한 거리를 하나 선택해서.. 추운 곳이어서인지.. 나무들이 하나같이 삐쭉하니.. 키가 굉장히 크다.. 하늘을 찌를 듯한 모습으로 촘촘히 늘어서 있는 폼이.. 낯설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늘.. 엽서로 만나던 친구와..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듣는.. 속깊은 얘기.. 아마도... 대자연 앞에서는.. 누구나.. 진실해질 수밖에 없는게 아닐까.. 

산 속.. 어둠은 일찍 찾아 온다는 말에.. 서둘러 내려왔고.. 마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다.. 깨달은 건.. 일본인이 정말 많다는거다.. 왠만한 상가.. 주인은 전부 일본인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일본인들에게 참으로 우호적이다.. 버스 안에서 꼬마 아이도 나더러 일본인이냐고 물었고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영모르는 눈치였으니까.. 조금은 화가 나기도 하면서.. 도대체 이들의 저력이 얼마나 될지.. 두렵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어쨌든.. 늦은 시간.. 별을 보며 숙소로 올라왔다.. 

산을 오르는 중간중간에도.. 예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빨강,파랑,초록의 지붕들이.. 촌스럽거나 어색하지 않은.. 그대로 그림이 되는.. 장난감 같은 집들.. 대부분의 집들이.. 참.. 작다.. 그런데.. 널직한 창문으로 보여지는.. 내부는.. 참으로 따뜻하다. 오렌지색의 불빛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가정집은.. 거의 백열등을 사용한다고 한다.. 백열등 탓에.. 그렇게나.. 따뜻하게 보이나 보다.. 별이 쏟아질 듯한.. 하늘 아래.. 휘파람이라도 불 듯한 기분.. 

난.. 참.. 행복하구나 ^^ 


사슴이 어느 집 마당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추억은 방울방울 1

추억/캐나다 | 2004/01/16 14:55
Posted by 안녕
그래.. 참 꿈만 같다.
7일간의 여정를 위해 나는 7년간 여행을 다닌 사람의 글을 읽었다. 그녀가 그랬듯이 나도 내가 지닌 언어로.. 가진 만큼의 크기로.. 보고 느끼게 되리라는.. 설렘으로 출발한 걸음..
그래.. 참 꿈만 같다.
Rocky 에서의 행복한 기억.. Vancouver 에서의 어려움.. 순진이는 다시 가고 싶은 나라는 아니라 했지만.. 나는 떠나 오면서.. 새로운 출발을 기약한다. 그래.. 사실.. 어디나 있는 도시.. 늘 그렇고 그런 인간상.. 조금 땅이 넓다 뿐이고.. 하늘이 조금 더 파랗고 개척되지 않은 자연이 많다는 것 외에.. 심심하기 짝이 없는 곳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 그리고 눈을 감을 때까지.. 숨쉬는.. 모든 시간과 공간 속에... 그 광활한 대지와 하늘... 푸른산과.. 호수.. 심지어 야생동물까지도.. 함께 한다는.. 그 사실 하나로..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다. 만남을 기약하고 싶은.. 친절한 이들과.. 이름도 모르지만.. 가슴을 설레게 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2001년 9월 29일 토요일 오후 5시 55분(인천)

☞ 2001년 9월 29일 토요일 12시 45분(밴쿠버) 

벤쿠버로 향한 Air Canada 안에 내가 있다. 

약 10시간 가량의 비행.. 그렇게나 먼곳으로.. 낯선 언어와..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길을 나설만큼.. 난 많이.. 용감해졌나보다.. 여행을 떠나면.. 난.. 늘 "독일"을 먼저 가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그저.. 헤세를 좋아하던.. 감성대로.. 동경했던.. 나라.. 내 여행의 시작은.. 꼭 그곳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난 봄.. 누군가의 기행문을 읽고 달라졌다.. 

그리고.. 내 그리운 친구가.. 있는 곳..
벤쿠버 공항은.. 솔직히 인천공항보다는 못한 것 같다.. 비행기 안.. 내 옆에 앉아 있던.. 단체 여행 가이드 말이.. 젊은 여자 혼자인 경우.. 입국심사 때 돌려보내지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약간 겁을 먹었었는데.. 뭐.. 나는 리턴티켓도 확실히 가지고 있으니까.. 여하튼.. 별 말 없이 무사통과..^^ 
정말이지 절실히 느낀 건..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거다.. 도대체가 무슨 말인지 통 알아 들을 수가 없으니..--;; 다운타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중국계로 여겨지는 아줌마가 말을 걸어왔다.. 다운타운으로 가는데.. 함께 가자고.. ^^ 밴프로 가는 장거리버스(그레이하운드)를 타기 위해.. Main St. 으로 가면서 버스를 3번이나 탔다... 사실.. 벤쿠버 시내는.. 서울에 비해 훨씬 작고.. 한나절이면.. 다 돌아 볼 듯한데.. 한번에 가는 버스는 없다니--;; 어쨌든.. 친절한 아주머니 덕에.. 어려움없이.. 장거리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후 6시 45분발.. 밴프행 그레이하운드를.. 
나보다 일주일 앞서 토론토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한 친구는.. Night Bus 를 많이 이용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숙박걱정을 덜을 수 있고.. 낮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다..
버스 맨 뒷좌석에는.. 그림같은 모녀가 있었다.. 나는 그 앞좌석에 앉았고, 통로 건너 옆좌석에는.. 바로 뒤에 탄.. 선해 보이는 사람이 앉고.. 벤쿠버에서 밴프까지는.. 13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다행히.. 1시간 반~2시간 거리마다.. 장거리버스 Depot(정류장) 가 있어서.. 15~30분 가량 쉬었다 갈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시간이 그렇게나 오래 걸리나보다. 나는 매 정거장마다. 뒤에 앉은 모녀에게 이곳이 어디인지.. 몇분이나 쉴 수 있는지를 물어야 했다. 버스기사의 빠른 말은 도저히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니까..
꼬마 여자아이는 참 예뻤다. 정말 인형같다는 말이 어울리는 아이.. 그러고 보니까 이름도 안물어봤다. --;; 이 사람들은 원래가 이렇게 친절한 걸까.. 아니면 내가 외국인이어서일까.. 내 사소한 질문에도 진지하게 대답해주고 잘 못알아 듣는 나를 위해 몇번이고 얘기해주고.. --;; 이 사람들의 마음의 여유는 아마 땅이 넓어서일꺼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캠룹스 였지..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뒤에 앉은 아줌마가 잠이 들어서 물어보질 못하고 통로건너에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걸었지.. 

"여기가 어디예요?"

그는.. 웃으면서.. 캠룹스라고 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thank you." 
뭐가 고마운 걸까.. 그건 내가 해야 할 말인데.. 쉬는 시간 칠흙같은 어둠과 차가운 밤공기 속에서 나는 깡총깡총 뛰어다녔고 출발 시간에 맞춰 버스에 올랐다. 지도를 보면서 어디쯤인지 찾고 있는데 그가 내게 조용히 물었다.. 

"Will you marry me?"

내가 들은 문장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아뭏튼.. 그런 말.. 같았다.. 나는 멍청히 쳐다보다.. 겨우 한마디.. 

What? 

바보같이 What 이라니 뭐든.. 얘기라도 했어야 하는데.. 내릴때까지..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는.. 캘거리까지 가는 길이었고.. 무척이나..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같았는데.. 그래도 그렇지.. 아.. 역시 영어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했다.. 내가 들은 말이 맞기나 한걸까.. 어쨌든 좋게 생각해야지.. 까만머리.. 새까만 눈동자의 조그만 동양여자가.. 조금은 신비했나보다고.. 뭐 그래서 첫눈에 반한거라고.. 흠흠.. (-.-a)
어쨌든.. 난 뭐든.. 대답했어야 했다. 도대체 What 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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